220101~2 일기

220101 오후일기

새로운 해가 시작되어서인지, 푸록틴을 20mg으로 늘려서인지, 오늘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 날도 간만에 춥지 않고, 내가 늘 오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1월 1일에도 직원들을 부려먹는다. 나는 감사하긴 하다.

이제는 어머니께서도 요리를 하지 않으신다. 지쳐서 그런 것일테고 나는 전혀 불만이 없다. 계속 안 하셨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래서 식당에서 사온 갈비탕에 떡과 계란, 파 등을 넣어서 먹었다. 맛있었다. 디저트로 나는 귤을 잔뜩 먹었다. 손 끝이 노래졌다. 요새 나는 마트에서 파는 30퍼 할인 딱지가 붙은 귤 1.5kg을 사와서 이틀 안에 혼자 다 먹곤 한다.

오늘의 나는 평화롭다. 노트북과 아이패드와 이북리더기를 모두 들고 왔지만 꼭 공부를 할 생각도 없다. 그냥 어두침침하고 TV를 틀어 놓은,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있는 집에 있는 것보다 카페에 있는 게 나을 것 같아 나왔을 뿐이다. 여기까지 20분가량 걸어오는 동안 햇빛도 보고, 와서는 커피도 마시고, 일기도 쓰고, 그냥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220102 저녁일기

어제는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정지우의 글쓰기에 대한 책을 조금 읽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서 빵도 먹고, 귤도 먹고, 컵라면도 먹었다. 추억이 돋아 한국 순정 만화 <마스카>를 리디북스에서 대여해서 읽었고, 동생과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을 1화 봤다. <언내추럴>은 아직 재밌는지는 잘 모르겠다. <원신>의 회사인 미호요에서 나온 <미해결사건부>라는 연애 시뮬레이션과 추리 게임을 섞은 게임을 시작했는데, 꽤 재밌었다. W와 J와 있을 때 W가 했던 말이지만, 이젠 여성향 게임 시장도 중국을 이길 수 없을 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 잘 베끼고, 잘 조합한다.

어제는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놀며 보냈고, 그래서 오늘 굉장히 늦게 일어났다. 몸무게를 재보고 깜짝 놀랐다. 65kg…!!! 나 키가 163cm인데 65kg이요?!?!?! 이거 귤 살이다! 귤을 맨날 1kg씩은 먹으니(더 먹을지도) 으악! 푸록틴도 늘렸는데 식욕이 떨어지기는커녕 맛만 좋다. 인생 최고 몸무게를 하고 또 소개팅을 하게 생겼다.

공부는 여전히 하기 싫다. 공부가 무슨 시험 공부처럼 정해져 있는 게 아닌 논문 쓰기라 그런지, 정말 부담스럽고 직면하기가 싫다. 그래서 리단의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를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병을 알게된지 얼마 안됐을 때였고, 지금은 반년이 흘렀으니 뭔가 다를까 해서. 달랐다ㅋㅋㅋ.

책을 한 시간쯤 읽었으니 '논문을 위한 멍청한 문장 쓰기'를 10분정도 해봐야겠다. 어차피 배고프다.

그나저나 마콘을 본지 오래되었다 싶었는데, 일주일이 되었다. 곧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