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월

-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주곤 하지만

어떤 기억은 아주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가보다.

서울 올때마다

매번 생각이 나서 찾아오는 걸 보면.

표정도, 온도도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덧없이 흘러버린 시간만 야속하게 느껴진다.

말 몇 마디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깊은 마음.

매번 실패하지만

이제는 뒤로 하자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길고 긴 터널에서 밖을 꿈꾸듯이.

그 누구도

아프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성후.

이제는 서로의 업에 치여사느라

보기 힘들지만 언제나 어제 만났던 것처럼

어색함이 없다.

어울리지도 않는 술도 마시며

이야기한 결론은 언제나 즐겁게 살자는 것.

먼 미래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 며칠전 인스타에서 알게 된 Omnia씨.

세상이 흉흉해서

외국인이라는 것도 믿지 않았고

여기저기서 사진 도용해서 사용하는 사람이겠거니.

어쩌다 대화해보니

이라크에 사시는 분이 맞...

그런데 별 볼 것도 없는 내 인스타를

왜 이라크 분이?....

세상은 넓기에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옴니아 핸드폰이 생각나는 Omnia씨는

친절한 이라크 친구였고

소프트파워 어쩌구 저쩌구 뉴스에서

떠들던 이야기들이 단순히 국뽕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하면서

이라크 사람들의 삶이나

한국인들의 삶에 대해서 짧게 나마 의견을

나눌 수 있었는데

아마 이런 경험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내가 살면서 중동 아랍에 갈 일이 있을까?

이라크에서의 하루는 어떨까.

하는 망상들이 머릿 속을 스친다.

https://youtu.be/J-9YAXTSRNU

- 몇 년전, 우연히 스치듯 들은

음악이 너무 궁금했으나 도저히

찾지 못 하였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만 갖다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그러지 못 했으니

나이 먹어가는 모두들에게 누구나

그런 곡이 한 곡 정도는 있지 않을까.

1살 더 먹는 것에 하늘이

가여이 여긴 것인지

우연히도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6년전 너무나 궁금했던

음악으로 인도.

한창 찾겠다고 이 곳 저 곳 뒤질때,

느껴지는 감정이나 운율의 조합 등에서

당연히 지브리 스튜디오나 디즈니의 BGM이겠거니 하여

그 곳에서 발매한 거의 모든 음악을

다 헤집었는데...

메이플스토리의 BGM이었다니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사람들 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는게,

해당 영상에 찾아가보니 일개 게임 BGM으로 쓰기에는

너무나 명곡이라는 댓글이 많았고

심지어는 외국인들의 댓글도 심심찮게 보이더라.

게임을 만들때 이 BGM이 이렇게

사람들에게 기억될 지 아마

제작사도 예상하지 못 하지 않았을까.

온갖 부정과 회의, 혐오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 한 좋은 일, 놀라운 일이

찾아오기도 하기에

많은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이겨낼 수 있는 건가.

- 4년? 5년?만에 일본 직구.

처음 일본 직구 했을때는 코위찬을 사입었었는데.

간만에 해서 어색하고 까먹은 것도 많고

낑낑대면서 어찌저찌 완료.

한국에서는 배송이 중단되는

일요일마저도 배송이 되게 빠르게 진행되서

살짝 놀랐다.

역시 일본은 서비스 강국인가.

프릭스스토어의 옷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이쁜 핏이 나오기 쉽지 않은 ma-1 이라는 품목이라

꽤나 고민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산타크루즈 콜라보 제품이라

참지 못 하고 구매.

지난 1년간

샌드파이퍼, 블랙아웃, 블라인드파일즈의

의류에 매몰되어

옷 입는데 심각한 편식을 하는게 아닐까

걱정 아닌 걱정이었는데

이를 벗어날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데에

구매 의의를 두고 있다.

뭐, 겸사겸사 세일도 하고 있었으니까.

많이 입어주면 되지않을까 싶다.

- 영화 '택시드라이버'에 나온 로버트 드니로의

탱커자켓이 너무나 사고 싶다.

우연히 길을 지나다

탱커자켓을 너무 멋있게 입으신 분을 봐서.

가던 길 멈추고 빤히 쳐다보았음.

나이가 들어도 밀덕은 포기 못 하는 것인가.

시티보이다 뭐다 죄다 비슷한 룩들의 카피캣에만

익숙해져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정통 아메리칸캐쥬얼을 본 것 같아 눈호강이었다.

여튼

내년 초에는 탱커자켓을 구매해서

입고다닐 내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못 생겼...)

- 요즘은 옷 사진 찍는 것도 귀찮은데

요 옷은 너무 이뻐보여서....^^

예전이었다면 해괴망측하다고

폄하했을 옷을 사다니...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너무 이뻐보인다.

바지나 신발은 튀지않는 걸루다가

입으면 너무너무 이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