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스달 연대기(아라문 해슬라 동상)

거치즈멍을 다시 찾았다.

드라마 타이틀에 나오던 동상을 직접 보기 위함인데

며칠 전, 아무리 물가를 돌아다니고 고지대를 기어올라도 시야가 동상이 선 섬의 상부까지 트이지 않아

게임에서는 생략한 게 아닐까 의심하면서 세트장 관람을 포기했었다.

하여 내내 개운치 않다가 비록 먹고살기 바쁜 저렙임에도 어제 작정하고 짬을 내 재도전에 나섰다.

헤엄쳐 물을 건너 하부만 보이던 섬에 도착해 탐사했는데 여전히 당최 위가 보이지 않아

그 뒤의 더 큰 섬으로 옮겨 30분 가까이 암벽 등반한 끝에 기어코 섬의 정상에 도달했는데

보물 상자가 있고(재련석 획득), 전방에 상상보다 더 현실적인 그 청동 동상의 전경이 마침내 드러났다.

말들의 장손인 칸모루에 올라 왼손엔 전투의 상징 '바람의 망치'를 높이 들어 내뻗고,

오른손엔 평화의 상징 '금은화'를 갓난아기처럼 곱게 싸안은 두 얼굴 두 목소리의 아라문...

실물(?) 영접에 전율한 나머지 내 아바타는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 깊은 물에 빠져 버렸고

꼴까닥하기 직전까지 정신없이 헤엄쳐서 간신히 뭍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언제 저길 또 오르리?

-2024.5.6.잘 놀고 있음..